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5 (분위기,캐릭터,더빙)


「토이 스토리 5」는 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스마트 기기를 정면의 적으로 설정한 작품입니다. 3편과 4편에서 두 번씩이나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던 프랜차이즈가 왜 다시 돌아왔는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조금은 납득이 됐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앉았던 그 두 시간의 기록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토이스토리 주인공 장난감들이 새로운 장난감 릴리패드를 보며 걱정하는 모습이 담긴 공식 포스터 사진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5 공식포스터

두 번의 완벽한 결말 이후, 세 번째 도전의 배경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오래 봐온 분이라면 아마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을 겁니다. 3편의 앤디 마당 장면이 끝났을 때, 그리고 4편에서 우디가 자신의 길을 선택하던 그 순간, 저는 진심으로 "이제 정말 끝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5편 소식이 들려왔을 때 솔직히 처음 든 감정은 반가움보다 의심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franchise)란 원래 하나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공유하는 연작 시리즈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흥행이 보장된 지식재산권을 반복해서 활용하는 전략이기도 해서, 이야기의 완성도보다 수익성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토이 스토리」가 바로 그 함정에 빠진 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극장 문을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 주변에는 여섯 살짜리 아이를 무릎에 앉힌 아빠도 있었고, 혼자 온 삼십대처럼 보이는 분도 있었습니다. 세대를 가리지 않는 객석 구성이 이 시리즈의 저력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픽사(Pixar)가 처음부터 추구했던 방향성, 즉 아이와 어른이 각자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감동받는 구조를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5편 역시 그 공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번에는 그 공식을 적용하는 대상이 성장통이나 이별이 아니라, 스크린 타임(screen time), 즉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라는 훨씬 현대적인 문제였습니다.

전반부의 설교, 후반부의 반전 — 핵심 분석

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전반부의 무거움이었습니다. 보니가 릴리패드라는 태블릿을 선물받고, 단체 채팅방에서 또래에게 상처를 받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설정 자체는 지금 시대와 딱 맞아떨어지지만, 그 메시지가 전달되는 방식이 조금 직접적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픽사의 가장 잘 만든 장면들은 메시지를 말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번 전반부는 "디지털 기기가 문제다"라는 결론을 스스로 먼저 꺼내 드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와 별개로 신규 캐릭터 삼총사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배변 훈련용 장난감 스마티 팬츠, 어린이용 디지털카메라 스내피, 하마 모양의 지도 기기 아틀라스. 이 셋은 처음 보는 순간엔 낯설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자기 존재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토이 스토리」 특유의 온톨로지(ontology), 즉 장난감이 스스로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고민하는 철학적 설정이 신캐릭터들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살아났다고 봤습니다.

반면 우디의 비중은 아쉬웠습니다. 이 점은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고, 사실 시나리오 구조를 뜯어봐도 우디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달라지는 서사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버즈와 제시 투톱 체제가 성립하려던 흐름을 우디가 등장하면서 흐트러뜨리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버즈 라이트이어라는 캐릭터가 가진 잠재력을 이번 편에서 제대로 꺼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었습니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다른 선택의 가치를 뜻하는데, 우디를 중심에 두기 위해 버즈의 성장 서사를 포기한 셈입니다.

후반부는 달랐습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액션 시퀀스의 밀도가 올라가고, 유머의 타율도 확실히 높아집니다. 특히 기술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전반부처럼 훈계조가 아니라 캐릭터의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제시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비로소 "픽사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였구나"를 느꼈습니다. 픽사 공식 사이트에서도 이번 작품의 주제를 "연결(connection)"로 소개하고 있는데, 후반부에서 그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반부는 디지털 기기의 문제를 "어른이 아이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합니다.
  2. 후반부는 캐릭터들이 직접 선택하고 실패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환됩니다.
  3. 신규 캐릭터 삼총사가 전반부보다 후반부에서 훨씬 더 입체적으로 기능합니다.
  4. 우디가 주도권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영화 전체의 완성도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이 영화에서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것

애니메이션 리뷰에 "실전 적용"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개봉 때마다 묘하게 현실적인 질문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제가 이번 편을 보고 나서 가장 오래 생각한 건 보니의 부모 이야기였습니다. 재택근무 중에 줌(Zoom) 화면을 보며 "음소거 상태예요!"를 외치는 장면은, 솔직히 저도 한 번쯤 겪어본 상황이라 멈칫했습니다.

릴리패드라는 캐릭터를 단순한 악역으로 읽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러티브(narrative), 즉 영화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자체가 릴리패드를 악의 없는 중간자로 설계했습니다. 선의로 설계된 도구가 어떻게 문제를 일으키는가,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은 기술 윤리(tech ethics)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기술 윤리란 새로운 기술이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도덕적 관점에서 따져보는 논의입니다. Common Sense Media에서는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꾸준히 발행하고 있는데, 이 영화를 가족과 함께 보기 전에 한 번 훑어보는 것도 좋은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아이와 함께 보고 끝내는 것보다, 보고 나서 나누는 대화가 더 오래 남는 작품입니다. "누구 잘못이 더 컸을까", "장난감이 없어도 괜찮을까" 같은 질문들이 의외로 깊은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의 아이콘인 우디와 버즈가 등장하기 때문에 가족 관객 진입 장벽도 낮고, 신규 캐릭터들 덕분에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낯설지 않게 빠져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토이 스토리 5」는 역대 시리즈 최고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반부의 설교 같은 톤은 분명한 약점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완성도와 신규 캐릭터들의 매력을 고려하면, 스트리밍이 아닌 극장에서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특히 어릴 때 이 시리즈를 보고 자란 분이라면,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과 함께 "나는 지금 아이에게 어떤 어른인가"라는 질문도 함께 안고 나오게 될 겁니다.

--- 참고: https://kr.ign.com/toy-story-5/15018/toi-seutori-5-rib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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